미안하다는 말 2024.11.22.
감정의 무기 / 수잔 데이빗 나는 실수를 한 뒤에도 사과하기를 꺼려 이혼 직전에 있었던 한 독자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에게 확고한 결심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어렵다고 걱정하는 수잔 데이비스의 책 ‘감정의 무기’의 한 장면을 들려주었다. 남편과 심한 말다툼을 벌인 작가는 화가 나서 가출을 하고, 익숙한 집에서 몇 시간 동안 헤매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인간관계로 인해 우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피곤함을 느낄 때 우리는 익숙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을 ‘정서적 경직성’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 사과하면 상대방이 편하게 대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포함된다. 즉, 우리는 습관이라는 어제의 익숙한 틀을 가지고 오늘의 낯선 어려움에 대처한다. 추상적인 결정만으로는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대신 구체적인 행동을 늘려야 합니다.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면, 하루에 세 번씩 고맙다는 말을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사실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맙다는 말은 미안한 마음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책상 위에 행동강령을 적고 매일 보는 ‘다짐의 시각화’는 유치하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의 삶이 무력하게 빠져드는 잘못된 행동을 통제하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일러스트 = 조선디자인연구소, 미드저니
신호 위반으로 경찰에 붙잡혀 실수한 척하는 운전자에게 화를 내는 것보다 더위나 추위 속에서 애쓰는 경찰관에게 잘했다고 인사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분명히 사과한 친구의 경우 티켓 대신 경고를 받으며 위기를 모면했다. 법정에서 어떤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략으로 인해 예상보다 큰 형량을 선고받는 사례가 얼마나 흔한가. 아무리 화가 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 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상대방의 진심 어린 사과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는 것도 인간이 아닌가? 소설가 백영옥 ⓒ 조선일보